한국PD연합회

PD연합회 알림

프로그램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PD들의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 home
  • PD연합회 알림
  • 성명서

[성명] 방송통신위원장 선임, 최선의 선택을 기대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홈지기 댓글 0건 작성일 19-08-08 18:41

본문



방송통신위원장 선임, 최선의 선택을 기대한다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선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새 방통위원장의 역할과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고 △적폐세력이 자의적으로 만든 종편 특혜를 시정하여 공정한 경쟁 체제를 확립하고 △약육강식의 방송 생태계를 상생과 공존의 인간적인 생태계로 변화시키고 △자본의 무한질주와 함께 산업논리 속에 팽개쳐진 뉴미디어 시장에서 방송·통신의 최소한의 공공성을 확립하여 합리적인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제는 이 나라의 문화와 산업은 물론 나라 전체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PD들에게 방송계의 앞날을 좌우할 방통위원장 선임은 남의 일이 아니다. 이에 우리의 의견을 진지하게, 최대한 간략하게 밝히고자 한다. 가장 유력한 방통위원장 후보로 표완수 전 시사인 대표가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그의 경력과 면모를 보면서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떨칠 수 없다.
 
 차기 방통위원장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맹목적인 산업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 줄 지혜와 판단력, 실천력이 필요하다. 표 후보가 젊은 기자 시절 전두환 신군부 아래에서 고초를 겪었고 그 뒤 오랜 세월 민주언론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가 시사주간지의 CEO로서 그리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인쇄매체에서 뼈가 굵은 인사로 방송 · 통신 분야의 전문가라고 보기 어려운 표 후보가 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얼마나 유능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극히 의문이다.
 
 또 하나, 표완수 후보는 2005년 YTN이 황우석 줄기세포 조작 의혹을 청부 취재하여 물의를 빚었을 때 사장을 맡고 있던 인물이다. 당시 일부 YTN 직원과 국정원이 결탁하여 <PD수첩>의 취재에 딴죽을 건 이 사건은 한국 언론사의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아 있다. YTN은 이 사건으로 4번이나 사과방송을 하는 곤욕을 치렀지만 표 후보는 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인 사장으로서 한 번도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없다. 보도전문채널인 YTN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기자들에게 씻기 힘든 오욕을 남긴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외면해 온 그의 태도 자체가 오히려 그의 무책임을 입증한다. 언론인의 기본양심을 팽개친 ‘YTN 청부취재 스캔들’ 하나만으로 그는 방통위원장 자격이 지극히 의심스럽다.
 
 표 후보가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게 청와대 핵심 실세와의 학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방송의 독립성을 굳게 지키며 권력과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할 방통위원장이 청와대 핵심 실세의 의중에 충실히 따르는 아바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권력에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방송은 그 자체로 존재 의의가 없을 뿐 아니라 결국 그 권력마저 병들게 하는 독소가 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YTN 청부취재 스캔들’도 당시 노무현 정권의 의중을 지나치게 살핀 ‘과잉 심기 경호’의 결과가 아닌지 의심받을 소지가 있다. 표 후보가 청와대 핵심 실세와 학연을 갖고 있다면 스스로 방통위원장 자리를 사양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이러한 우려에도 그가 방통위원장에 내정되어 청문회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이 모든 것을 추궁당하는 모습을 연출한다면 지극히 괴로운 풍경이 될 것이다. 당국의 인사권을 침해하거나 물리적 압력을 넣자는 게 아니다. 방통위원장 선임은 국민 모두의 이해에 직결되며, 방송 최전선에서 일하는 PD들의 앞날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최소한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충심으로 진언한다. 서두르지 말라. 시간을 갖고 최선의 선택을 하라. 이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될 방통위원장, 최적임자는 찾으면 나올 것이다. 후회 없는 선택을 기대한다.

2019 8 7

한국PD연합회


첨부파일